[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홍지은 기자 나왔습니다.
Q. 홍 기자, 나경원 전 의원 들리는 말로는 어젯밤 10시까지도 출마와 불출마 선언문을 다 써놨다던데 왜 불출마로 간 건가요?
측근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반윤의 덫에 갇혔다'는 것입니다.
그제까지만 해도 '출마 외에는 답이 없다'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4시간 동안 측근들과 회의하면서 변화가 감지됐다고 합니다.
'아버지 등 가족 반대가 심하다', '대통령과의 관계가 가장 큰 고민이다'는 등 우려를 드러냈다는 겁니다.
결국 출마와 불출마, 모든 선택지를 들고 어젯밤까지 고민하다가 불출마를 최종 선택했는데요.
가족의 반대와 주변 원로들의 만류가 불출마를 선택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됐고요.
집권 1년차 힘이 센 대통령과 척을 지는게 정치인으로서 부담도 됐을 겁니다.
Q. 그래도 자세히 보면 친윤 의원들에 대한 앙금은 남아있는 것 같아요.
오늘 기자회견에서 눈에 띄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낯설다'입니다.
[나경원 / 전 국민의힘 의원]
"그런 저에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섭니다. 정당은 곧 자유 민주주의 정치의 뿌리입니다.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초선 의원들이 사실상 불출마를 종용하는 성명서를 집단으로 내고, 친윤들이 전방위로 압박했던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여권내 '배신자'로 낙인 찍히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야당 시절 원내대표로서 문재인 정권과 맞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입은 초록색 정장도 입고, 자신이 '영원한 당원'이라고 두 차례나 강조했습니다.
또 SNS에는 불출마 선언문과 함께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지지 연설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반윤 우두머리'로까지 표현한 친윤 의원들을 향한 반박이기도 하고요.
Q. 대통령 순방 기간까지 나 전 의원과 대통령실이 충돌했었잖아요. 대통령실은 어떤 반응입니까?
대통령실은 공식 언급은 자제했는데요.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그 과정에서 말이 많았던 만큼 불쾌감은 여전합니다.
나 전 의원이 일방적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던지고 또 해임을 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는 모양새를 만들었고, 국정에도 부담을 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인이 일을 만들고 결국 본인이 정리한 것"이라며 "사표부터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Q. 나 전 의원 사태를 보면 확실히 당은 친윤이 장악한 것 같아요. 초선 대부분이 나 전 의원 공격하고 하는 걸 보면요.
집단으로 세를 과시하면서 힘으로 나 전 의원의 출마 뜻을 꺾은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인지 '친윤 핵심'이자 나 전 의원을 공개 비판한 장제원 의원은 열흘 넘게 공식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친윤 지원을 받는 김기현 의원도 장 의원과 공식일정을 함께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김장연대' 대신 연대 포용 탕평을 의미하는
'연포탕'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나 전 의원과 함께 김 의원을 이끌었던 장 의원도 뒤로 물러나면서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1대1 정면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Q.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하면서 특정 주자를 지지하지는 않은 상황, 나경원 표는 누구에게 갈까요?
나 전 의원은 일단 전당대회에서 역할을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특정인 지지 선언을 하지 않겠다는건데요.
하지만 김기현 안철수 의원 모두 나 전 의원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구애하는 모양새입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과 손잡고 보다 나은 대한민국 사랑받는 국힘 만들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의원께서 원하시는 그런 방향들이 수도권에서의 승리 아닙니까? 나경원 의원뿐만 아니라 전 당원들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Q. 실제 이 지지세가 어떻게 움직일까요?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를 통해 분석해보면요.
다자 대결에서 나 전 의원은 3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적지 않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조사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앞섰는데요.
나 전 의원 지지층 가운데 56.4%가 안 의원을, 34.1%가 김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 의원 측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나 전 의원 표심을 더 많이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앞으로 '친윤 대 비윤' 양자구도가 형성되면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의 결집이 가속화돼 금새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Q. 전당대회 변수 남은 게 뭐가 있나요? 유승민 전 의원 출마는 정해졌어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당장 남은 변수라고 할 수 있죠.
유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이른바 '비윤' 표가 분산되느냐 결집하느냐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유 전 의원 주변에 물어봤는데, 아직 출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도와달라는 당부도 없었다고 합니다.
다음 달 2일에는 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만간 의사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은 기자 rediu@ichannela.com